원유 위안화 결제 추진, 달러 패권에 정면도전

위안화의 세계화가 절실한 중국 시진핑 국가 주석의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통해서 기축통화로 가는 첫 관문인 위안화의 원유 결제가 추진 중입니다. 달러 패권에 도전한 중국과 달러의 위상을 지켜야 하는 미국의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는 사우디의 상황을 알아보겠습니다.

1. 달러 패권에 정면 도전한 중국

1-1. 페트로 달러 시스템의 균열

페트로 달러 시스템은 원유 결제 대금을 미국의 달러로만 할 수 있게 하는 체제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974년 6월에 미국과 페트로 달러 협정을 체결했는데 핵심 내용이 원유 거래 시 달러로만 거래하는 것은 물론이고 가격 책정도 달러 기준으로 정하기로 한 것입니다. 미국은 이를 통해서 전 세계 원유시장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급변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에너지 독립을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미국이 사우디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크게 줄어듬에 따라 이란과의 핵 협정 체결, 아프가니스탄 철군 등 중동의 막대한 안보비용을 줄여나갔습니다.

 

사우디는 자연스럽게 전체 원유 수출의 25%가량을 구매해주는 중국과 페트로 위안 시스템까지 대놓고 추진하게 됩니다. 중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러시아는 "러시아산 석유 또는 천연가스를 사려면 루블화로 내야 한다"라고 선언하면서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페트로 달러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1-2. 중국·걸프 국가 간 평화적 핵이용 기술 포럼 설립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이번 사우디 방한에서 중국과 걸프 국가 사이에 평화적 핵이용 기술 포럼을 설립하고 핵안보 시범 센터를 공동으로 건설해서 걸프 국가들의 평화적 핵이용과 핵기술분야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바로 옆에 있는 이란과의 전쟁 우려가 있으며 이란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 사우디도 수니파의 국가들을 보호하고 이란과 동등한 전력을 가지기 위해 핵을 보유하고 싶을 겁니다. 사우디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중국과 급격히 친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2. 선택과 주도권은 누구에게 있을까?

2-1. 미국과의 안보협력

비록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가 긴밀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과 상당 부분 안보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페트로 협정으로 원유 거래를 달러로 결제하는 대신 사우디의 산업화 지원을 위한 기술과 인력 및 교육을 제공하고 가장 중요한 사우디 군대의 현대화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미국 무기 수출 상위 국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미국의 무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상위 국가 통계를 보면 사우디아라비아가 압도적으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지금까지 사우디는 전체 무기의 70% 이상이 미국산 무기이며 양 국가 간의 무기 교역 규모는 세계 1위입니다.

 

미국의 군수기업들 역시 사우디에 무기를 많이 팔아 수익을 올릴 수 있기에 사우디와 미국은 안보적 협력관계에 있습니다.

2-2. 중동 국가들 간 패권전쟁

이란은 중국과 러시아와 가까운 사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력으로는 이란을 견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사우디는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중동 지역패권 3각 각축전 및 지도자, 출처 : 위즈덤 칼리지 - 세계를 보는 지혜

이란은 시아파의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헤즈볼라), 예멘(후티 반군)으로 이어진 시아 벨트를 형성하여 사우디를 위협하자 사우디는 수니파 축인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요르단, 이집트, 수단 등으로 대응 전선을 만들었습니다. 사우디는 미국과의 협정을 통해 안전을 보장받아 왔기 때문에 미국의 부재가 곧 사우디의 위기입니다.

 

그만큼 사우디는 자국의 안전을 위해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중동의 이슬람 급진주의 집단에 대한 추적과 감시를 지속적으로 해야 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서 사우디와의 관계가 중요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애매한 위치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이 녹색에너지와 네옴 시티 건설에 38조 원을 투자를 해주기도 했고 미국이 셰일가스 혁명으로 에너지 독립을 추진하는 등 여러 상황이 중국과 손을 잡게 되었습니다.

 

중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정면도전에 대해서 미국이 이를 깨버릴 만한 압력이 없다면 결국에는 사우디가 중국의 손에 들어갈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사우디 입장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는 최대한 중립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만약 사우디가 원유 결제를 위안화로 결제하게 된다면 중국과 미국 사우디 사이에서는 큰 파장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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